감사기능 강화…감사원 감사관 파견 요청도 타진(打診)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 인사 긴급 중단시켜

지난 4월 신상진 당시 성남시장 후보가 성남시 정상화 시민연대의 지지선언을 받았다. [뉴시스]
지난 4월 신상진 당시 성남시장 후보가 성남시 정상화 시민연대의 지지선언을 받았다. [뉴시스]

[일요서울 | 이창환 기자] 이재명 의원의 성남시장 재임 시절 진행했던 대장동 개발 사업에 얽힌 의혹 및 각종 고발 건과 관련해 신상진 성남시장 당선인이 오는 7월 취임 후 적극적인 감사에 나설 예정이다. 이를 위해 현재 마비된 성남시의 감사 기능을 정상적으로 가동시키고 보완하고자 감사원의 감사관 파견 요청까지 심각하게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또 대장동 개발을 추진했던 성남도시개발공사가 지난해 구속된 유동규 전 기획본부장 자리의 공석을 채우기 위한 인사를 단행코자 했으나, 신상진 당선인이 이를 긴급 중단시킨 것으로 확인됐다. 대대적인 감사 진행과 진단을 우선 한다는 입장. 이재명 시장 당시 유동규 기획본부장은 현재 대장동 개발사업 특혜·로비 사건 등의 이유로 구속돼 재판을 받고 있다. 

지난 22일 신상진 성남시장 당선인은 성남지역서민단체연대회의(이하 서민연대회의)를 찾아 적극적인 정치참여와 성남시 발전을 위한 공로를 치하하고 성남시장 취임 후, 대장동 사업 등 지난 12년간 이어져 온 관련 의혹에 대한 감사를 진행할 것이라는 계획을 밝혔다.

특히 서민연대회의는 지난 대선이 있던 기간을 전후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성남시장 시절 대장동 개발 사업에 대한 비판과 화천대유 등 민간 사업자에게 대규모의 이익금이 돌아간 배경에 대한 추적을 이어온 바 있다. 지난 지방선거기간 동안 신상진 당시 성남시장 후보를 지지하며 “성남시의 행정과 정치가 바로서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기도 했다.

성남시 감사 기능 마비, 문제 진단 할 수 없어

특히 이재명 시장부터 은수미 시장까지 12년간 이어져 온 주요 메일 삭제와 서버 용량 증축 등 예산 집행에 대한 결재 권한을 두고 성남시에서는 논란이 일고 있다. 이런 가운데 신상진 시장 당선인 측은 김경율 회계사를 ‘시정 정상화를 위한 특별위원회’ 위원으로 초빙했다. 

그는 대장동 이슈 초기 자금 흐름의 문제점을 지적하며 의혹 제기에 나선 바 있다. 신상진 당선인의 성남시장 취임 후 이재명 당시 시장의 대장동 개발 건 등에 대한 감사를 준비하기 위한 기초 작업으로 보인다. 

신상진 성남시장 당선인 인수위원회 측은 일요서울과 만난 자리에서 성남시 자체 감사가 아닌, 감사원으로 감사관 파견을 요청하는 방법에 대해 설명하며, 지난 시장 시절의 모든 기록들을 살펴 감사를 진행할 계획을 내비쳤다.

인수위 관계자는 취재진에게 “지금 성남시의 감사 기능이 마비된 상태라서 문제 진단을 할 수가 없다”라며 “감사가 제대로 돌아가야 성남시에 어떤 문제가 있는지, 무엇이 문제인지 진단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현재 인수위에서 하는 것은 통상적으로 시정 관련 업무 인수를 받기 위한 절차를 진행하는 것”이라며 “이는 당선자의 정책과 그간의 시정에 대한 조율과 감사를 위한 기초를 다지는 수준일 뿐, 수사나 감사에 대한 직접적인 기능이 없다. 당선인 취임 이후 감사가 진행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성남시는 신상진 당선인 취임 후 감사 기능을 대폭 강화할 예정이다. 이를 통해 성남시 산하기관에 대한 대대적인 감사에 착수할 것으로 보인다. 무엇보다 그간 산하기관의 방만 경영 등여러 문제점을 지적해 왔던 당선인의 의사가 크게 반영됐다.

산하기관 가운데 성남시 시립의료원의 경우는 연간 1000억 원 규모의 자금이 투입되는 등 시 예산에서도 큰 비중을 차지하는 만큼 철저한 감사가 요구된다는 입장이다. 다만 성남시 내부 인력만으로는 7개 산하기관에 대한 정확한 감사에 한계가 있다고 봤다. 

인수위 관계자는 “지난 12년 동안 감사 기능이 거의 작동되지 않았는데 그 점도 정밀 진단할 예정”이라며 “성남시 산업진흥원, 성남FC 등을 포함해 산하기관의 막대한 시민 혈세 투입과 관련 전문적인 조직 진단과 감사가 동시에 진행될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성남시 감사관은 외부 개방형으로 돼 있으나, 그간 성남시장 등이 자기 입맛에 맞춰 전직 공무원을 임명하는 등 악용해 왔기에 감사가 제대로 작동 될 리 없었다”면서 “이를 개선해 감사 능력을 갖춘 감사 분야 전문가를 영입하자는 의견이 대두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 본부장의 모습. [경기도]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 본부장의 모습. [경기도]

성남도시개발공사 제2의 유동규 막아 세우다

신상진 당선인은 최근 산하기관 인사도 중단시켰다. 특히 대장동 개발을 주도해 온 성남도시개발공사의 기획본부장 인사를 급히 멈춰 세웠다. 대장동 개발 사업이 한창 진행 중이던 당시 유동규 기획본부장은 화천대유 등 민간 사업자에게 천문학적인 수익이 들어가도록 방치하고 특혜·로비 의혹 등과 맞물려 구속된 상태로 재판을 받고 있다. 

인수위 측은 “성남도시개발공사는 유동규가 있던 기획본부장 자리에 인사를 진행하고자 했으나, 신상진 당선인이 이를 긴급 중단시켰다”라며 “성남도시개발공사에 대한 전체적인 진단 등을 예정하고 있어 현황을 파악하는 동시에 누가 적절한 지 판단을 우선해야 한다”고 말했다.

더불어 “성남도시개발공사, 성남FC, 산업진흥원, 청소년재단, 문화재단 성남시 산하의 7개 기관 일부가 신임 시장 취임 전 자체적으로 마지막 인사를 진행하려고 하더다”라면서 “이런 사실을 파악하고 당선인이 취임 이전까지 산하기관 인사, 승진, 전보를 중단하라는 입장을 담은 공문을 내려보냈다”고 전했다. 

일요서울은 앞서 성남시 대장동 개발 사건의 의혹이 불거지던 지난해 말, 성남시와 성남도시개발공사 측에 개발을 앞두고 진행된 계약 당시의 내용을 요청한 바 있었으나, 이를 제공받지 못했다. 이를 두고 인수위는 성남시 등이 공개할 수 있어야 하는 것도 전부 ‘불허’ 한 데 대한 의심스러운 정황은 감사를 통해 풀어내겠다는 입장이다. 

최근 성남시 등에 대한 경찰의 압수수색이 진행되긴 했으나, 경찰의 압수수색은 기간을 특정지어 수사 및 조사하기에 일부 한계성을 지적받고 있다. 다만 감사 담당 부서에서는 과거의 자료에 대해 기일 제한 없이 살펴볼 수 있는 만큼 이후 성남시 감사관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감사원 감사관 파견 요청 가능성도 높아

당선인 측은 취임 후 성남시의 개방형 감사관 제도를 활용할 예정이다. 인수위에는 감사원 수석감사관 출신도 위원으로 포함돼 있다. 이에 전임 수석감사관의 성남시 감사관 임명도 언급되고 있다. 

하지만 인수위 관계자는 “여러 사항을 고려하고 있으나, 감사원에 직접 감사관의 파견을 요청할 수도 있다”라며 “다른 지역의 지자체 가운데 감사원에 정식 요청해 감사관을 파견 받아서 감사 업무를 진행하는 곳도 있다”고 말했다. 

이어 “차기 성남시는 어떤 형태로든 철저한 감사를 진행할 것이라는 것은 확실히 약속한다”라며 “성남시민과 관심을 기울여주신 국민들의 기대를 저버리지 않는 균형 잡힌 시정을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날 신상진 성남시장 당선인은 서민연대회의를 향해 “저에 대해서도 시정을 제대로 하는지 살펴봐 주시고, 못할 때는 채찍질 하고 잘 이끌어 갈 수 있도록 따끔히 충고해 달라”면서 “서민들의 적극적인 참여가 동반되는 성남시로 만들어 가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신상진 성남시장 당선인이 이재명 전 시장의 대장동 관련 의혹과 관련 과거 성남시와 성남도시개발공사 등 산하기관에 대한 철저한 감사에 나설 예정이다. [이창환 기자]
신상진 성남시장 당선인이 이재명 전 시장의 대장동 관련 의혹과 관련 과거 성남시와 성남도시개발공사 등 산하기관에 대한 철저한 감사에 나설 예정이다. [이창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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