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승동 KBS 사장. [뉴시스]
양승동 KBS 사장. [뉴시스]

 

[일요서울ㅣ조주형 기자] '한국방송공사(KBS·Korean Broadcasting System)'가 다시금 도마위에 올랐다. 이번에도 여권에서 힘주어 강조하고 있는 일명 '검언유착(檢言癒着) 의혹' 사건에 대한 보도 때문이다. KBS는 지난 16일 1TV '저널리즘J'에서 'KBS 보도 논란을 짚는다'라는 코너를 통해 동일 사안에 대해 다시금 방송했는데, 또다시 논란이 빚어지고 있는 까닭은 무엇일까.

앞서 KBS는 지난달 18일 9시 뉴스를 통해 한동훈 검사장과 채널A 이동재 前 기자와 관련 "유시민-총선 관련 대화가 스모킹건...수사 부정적이던 윤석열도 타격"이란 보도를 방송했다. 그런데, KBS는 방송 하루 만인 지난달 19일 "기사 일부에서 정확히 확인되지 않은 사실이 단정적으로 표현됐다"라고 밝혔다. 사실상 오보를 인정한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문제의 '제3의 인물'에 대해서는 여전히 의혹이 해소되지 않았다는 목소리가 시민사회를 중심으로 터져나오고 있다. 법조계 인사 및 전·현직 언론인으로 구성된 '미디어연대 (공동대표 황우섭 조맹기 이석우)·자유미디어국민행동(고문 고대영 김장겸. 공동대표 천영식 김세원 이준용)·자유언론국민연합(공동대표 김광찬 김주성 김태훈 이준용. 집행위원장 박인환)' 등 3개 단체는 17일 일요서울에 "KBS는 진상조사위원회와 검찰 조사에 적극 임할 것"을 요청하는 내용의 성명서를 밝혔다.

이들 3개단체는 이날 문제가 된 '제3의 인물'에 대해 "검찰이나 정권의 고위인사로서 추측되는데, KBS 기자에게 확실하지 않은 정보를 전달한 의혹이 있다"면서 "당초 KBS가 보도한 '이동재 전 채널A 기자와 한동훈 검사장과의 검언유착 의혹' 사건은 이 제3의 인물 때문에, 지금은 'KBS 기자와 제3의 인물 간의 유착', 즉 새로운 'KBS판 검언유착 혹은 권언유착 사건'으로 바뀌었다"고 지적했다.

이어 "만약 이 의혹이 사실로 판명된다면 KBS 존재 자체를 뒤흔드는 중대한 사안"이라고 꼬집었다.

3개 단체는 해당 사건에 대해 "쟁점이나 이해관계가 첨예하게 대립되어 있다"면서도 "현재 KBS 경영진과 보도본부 실무자들은 '단순 오보'이고, 일어나서는 안 될 '게이트키핑 실수'이기 때문에 바로 사과방송을 했고, '제3의 인물 녹취록은 없다'는 입장이지만,  KBS인 연대·KBS노동조합·KBS공영노조·미디어연대 등은 제3자 개입으로 새로운 'KBS판 검언유착 혹은 권언유착' 사건으로 바뀌었다고 보고, 철저한 진상을 규명을 요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현재 이들에 따르면 "'제3의 인물 녹취록이 있다'는 합리적인 의심을 할 수 있는 증거가 있다고 한다"는 점에 대해 검찰 고발까지 진행된 상태다.

또한 이들은 KBS의 보도 행태에 대해 비판을 가하기도 했다. 3개 단체는 "KBS 저널리즘J의 소위 'KBS판 검언유착 혹은 권언유착' 관련 방송 내용은 KBS 경영진과 보도본부 실무자들의 입장만을 충실하게 전달하는 홍보 프로그램이었다"면서 "KBS가 직접적인 이해 당사자가 되고 있는 사안에 대해 자사 채널을 통해 일방적인 주장을 전달함으로써 시청자를 오도할 수 있게 했다"고 주장했다.

'방송 심의에 관한 규정' 위반 의혹도 불거졌다. 해당 규정 제9조(공정성)에 따르면 '제2항, 방송은 사회적 쟁점이나 이해관계가 첨예하게 대립된 사안을 다룰 때에는 공정성과 균형성을 유지하여야 하고 관련 당사자들의 의견을 균형있게 방송하여야 한다'와 '제4항, 방송은 당해 사업자 또는 그 종사자가 직접적인 이해 당사자가 되고 있는 사안에 대하여 일방적 주장을 전달함으로써 시청자를 오도하여서는 아니된다'라고 규정돼 있다.

한편 이들 3개 단체는 "공정이 훼손된 공영방송은 사회의 공기(公器)가 아니라 흉기(凶器)가 될 수 있다"면서 "첨예하게 대립되는 사안에 대해 국민의 공공재인 KBS 전파를 자사의 입장만을 일방적으로 전달하는 도구로 남용한 공영방송의 행태에 대해 분노하지 않을 수 없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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