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서울 | 이창환 기자] 지프는 왜 랭글러에 ‘자유와 모험의 아이콘’이라는 수식어를 붙였을까. 사실 랭글러의 범위는 이를 넘어선다. ‘무지막지한’ 외모에도 불구하고, 도심형으로도 손색없다. 특히 커 보이는 외관에 비해 수치상 중형 SUV급 실사이즈를 갖고 있어 도심 주행에도 전혀 부담 없다. 오히려 시트 위치는 평균적인 SUV 대비 더 높아 전방 및 주변 도로 상황 파악에 도움이 된다. 자유와 모험뿐 아니라 도심과 오프로드를 넘나드는 멀티플레이어로서의 랭글러를 기대해 본다. 

지프는 지난 3일 수입 완성차 업체 가운데 가장 발 빠르게 2024년형 신 모델을 공개했다. 그 주인공은 2024년형 더 뉴 랭글러. 사실 랭글러는 이미 국내에 많은 마니아를 보유하고 있으며, 그로부터 이어지는 고객의 애정을 받는 차량 가운데 하나다. 그럼에도 마니아층을 벗어나 고객 확대를 위한 기대에는 조금 못 미쳤던 것도 사실이다. 이는 그간 랭글러의 내비게이션을 비롯한 편의 사양에 대한 고객의 요구가 지속됐던 것을 통해 확인된다.

지프코리아가 이번에 출시한 2024년형 모델은 이를 감당할 것으로 보인다. 우선 내비게이션을 포함한 인포테인먼트가 제대로 갖춰졌다. 처리 속도도 빨라졌다. 무엇보다 확장된 12.3인치 터치스크린 모니터가 눈에 들어왔다. 내비게이션에 대한 기존 고객들의 요구가 적극 반영되면서 T맵 내비게이션을 기본 내장시켰다. 실시간 교통 상황 파악 및 간편한 탐색이 가능해졌다.

또한 앞서 2022년형 더 뉴 그랜드체로키 모델부터 적용했던 것과 마찬가지로 동시에 2개의 블루투스 장치를 연결할 수 있도록 했다. 이를 통해 드라이버의 스마트폰을 통한 안드로이드오토나 애플카플레이 적용 및 전화통화는 물론, 또 다른 승객의 스마트폰을 연결해 음악 감상 등도 자유롭게 할 수 있게 됐다. 다만 랭글러의 상징처럼 여겨지던 외부 돌출형 안테나를 빼고 윈드실드 통합형 스텔스 안테나를 적용한 것은 다소 아쉬운 점이다.

지프는 더 뉴 랭글러의 안전 기능도 강화했다. 우선 차세대 전면 에어백과 더불어 앞좌석에는 양쪽 사이드 에어백을 적용했으며, 2열로 이어지는 사이드 커튼 에어백까지 적용시켰다. 또 차체 강성을 향상시켜주는 고강도 스틸빔을 적용했다. 이는 오랜 기간 동안 검증된 스마트한 디자인 및 엔지니어링에 기반한 것으로 탑승자를 최우선으로 안전하게 보호할 수 있다는 것이 지프의 설명이다. 

더불어 랭글러 앞좌석에는 8방향 파워 시트 및 4방향 럼버 서포트가 적용됐다. 기존 모델에서는 수동으로 시트 위치 등을 조절할 수 있었기에 다소 불편함이 있었으나 앞으로는 주행 중 위치 조절도 가능해졌다. 무엇보다 도강 주행을 고려해 설계됐으며 내구성 있는 탈부착식 카펫과 단일 방향 배수 밸브 등으로 진흙길 주행 후에도 손쉬운 실내 세척이 가능케 했다.(스포츠 트림 제외)

그간 통풍시트 적용에 대한 일부 고객의 요구도 있었으나, 이는 랭글러의 특수성을 고려해야 하는 사안으로 보인다. 앞서 언급한 대로 랭글러는 도강(渡江) 및 진흙길 주행 후 세척 등이 필요한 오프로드 특성을 완벽하게 갖추고 있는데, 통풍시트 적용을 위해 필요한 공기통과용 서큘레이트 및 전기 공급 장치 등의 장착이 쉽지 않다. 

그럼에도 지프는 더 뉴 랭글러 드라이버들이 온오프 어디서나 쾌적한 실내 공간을 유지할 수 있도록 듀얼존(Dual zone) 오토 에어컨을 적용했다. 또한 험로 주행 등으로 발생할 수 있는 외부 소음을 줄이기 위해 프리미엄 캐빈 패키지를 적용했다. 더불어 알파인(Alpine) 프리미엄 오디오를 통해 풍부한 사운드 시스템도 제공한다. 이를 통해 한층 업그레이드 된 랭글러를 즐길 수 있게 됐다. 

더욱이 랭글러의 치수(옵션 장착 시 일부 변경)를 보면 전장이 스포츠 트림 4770mm, 사하라 트림, 4780, 루비콘 4800mm 등으로 국내 완성차 중 현대자동차의 신형 싼타페 4830mm에 비해 오히려 짧고, 전폭 역시 스포츠 및 사하라 1895mm, 루비콘 1940mm으로 싼타페 1900mm와 비슷한 수준이어서 차고(높이)와 중량을 제외하면 수치상 주행과 주차에서 도심형 SUV 대비 불리할 것이 전혀 없다. 

제이크 아우만 스텔란티스 코리아 사장은 “더 뉴 2024 랭글러는 시선을 사로잡는 아이코닉한 외관, 기능성을 갖춘 인테리어, T맵 내비게이션 등 국내 고객이 선호하는 편의 사양과 지프의 전설적인 4x4 시스템 등으로 한 차원 발전한 모습으로 돌아왔다”며 “자유로운 감성은 물론 독보적 주행 능력으로 모험심 충만한 이들의 든든한 동반자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더 뉴 랭글러 시승을 기다리며, 2017년 출시 이후 6년 만의 부분변경을 통해 업그레이드 된 랭글러의 활약을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