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서울 | 이창환 기자] 충청북도 충주를 목적지로 두고 볼보 S90 B6 AWD를 도로에 올렸다. 겨울 아침의 맑은 날씨를 기대하고 차를 달렸지만, 서울을 미처 벗어나기도 전에 하늘이 흐려졌다. 짙은 구름은 끝이 보이지 않았고 마치 수묵화 배경처럼 도로를 뒤덮었다. 급기야 어디서 시작됐는지 모를 눈발이 날아와 앞 유리에 부딪히기 시작했다. 생각해보면 S90의 성능을 만끽하기에 더할 나위 없이 좋은 조건이기도 했다. 

볼보 S90의 성능은 이미 지난해 가을 진부령 고갯길을 넘어가며 실감한 바 있지만 역시 가속력과 주행성능은 플래그십 세단임을 입증했다. 특히 S90 B6 AWD는 풀타임 4륜구동으로 받쳐주는 힘과 안정감의 차이가 와 닿았다. 중량이 거의 2톤에 이르는 데다 중후한 프리미엄의 이미지를 풍기면서도 날렵하게 고속도로를 누비는 모습에 반할 지경이었다. 

여기에다 볼보가 적용한 글로벌 최상급의 안전 사양은 드라이버에게 심리적 안정감마저 안겨주니 S90은 볼수록 매력 있는 모델임은 분명했다. 날아오는 눈발에도 S90 B6 AWD는 거침없이 질주했다. 볼보가 자랑하는 정교한 가속과 함께 핸들은 묵직하면서도 부드럽게 움직였다. 진동은 거의 느낄 수 없었고, 속도와 조화를 이루며 무게감을 더했다. 고속 주행에서는 기대 이상으로 역동적으로 움직였다. 

볼보 S90 B6 AWD 모델은 직렬 4기통 2.0 가솔린 터보 엔진에 자동 8단 변속기를 얹어 1980kg 중량에도 최고출력 300마력에 42.8kg.m의 최대토크를 발휘한다. 특히 시속 100km에 이르는 가속 성능이 6.6초에 달해 중속을 넘어 순식간에 고속구간에 이르렀다. 실제 주행에서 출력의 부족함을 전혀 느낄 수 없었던 것은 물론이고, 최고속도로 오르는 구간에도 넉넉한 힘을 확인할 수 있었다. 

이번 시승에서 고속도로와 자동차전용도로 등을 통한 장거리 주행과 도심에서의 주행 성능을 충분히 맛볼 수 있었다. 특히 중부내륙고속도로를 통해 충주로 내려가는 하행선과 서울로 돌아오는 상행선 어느 곳에서도 막힘없는 주행 성능을 내보였다. 시내 도심에서의 주행 및 지방 간선도로를 달리는 구간에서는 방지턱 등의 요철을 만날 때면 후륜에 적용한 인테그랄 링크 로 안정감을 보였다. 

전방 주행 시 차량 및 물체가 나타나면 충돌을 방지하기 위해 운전자의 제동을 돕고, 저속 후진 시 긴급 제동 성능도 갖췄다. 교차로를 가로지르거나 좌회전 등 턴을 할 때도 접근하는 차량을 피해 제동하고, 시속 60~140km 사이로 주행 시 충돌 가능성이 있는 차량 등 물체를 감지하면 스티어링 휠을 움직여 안전한 위치로 이동을 돕는다. 볼보 S90의 안전사양은 이미 미국과 유럽의 자동차 안전협회 등으로부터 최고 수준을 인정받은 바 있다. 

지난해 볼보는 “S90을 통해 볼보가 추구하는 럭셔리는 물질적인 것이 아닌 내면의 경험을 통해 만들어 지는 것이라는 메세지를 전달하고자 한다”라고 말한 바 있다. 그만큼 사용자경험을 중시하는 자동차 이미지를 강조했다. 볼보의 철학과 스웨디시 감성이 담긴 디자인과 디테일을 언급하며, 첨단 안전 기술을 통한 안정감과 더불어 T맵 인포테인먼트 시스템과 연결된 커넥티비티 기능들을 소개했다. 

또 실제로 국제 인증기관의 검증을 받은 공기청정 기능 및 미세먼지 필터를 적용했으며, 안전에 초점을 맞춘 360도 서라운드뷰 카메라를 얹었다. 전진이나 후진 시 여건에 따라 전·후방을 선택적으로 관찰할 수도 있다. 또 새로운 공간 경험을 제공하는 바워스&윌킨스(Bower&Wilkins) 사운드 시스템을 얹어 플래그십 모델에 걸맞게 새로운 사용자경험을 제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