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석 품은 DS7 크로스백… 프랑스 감성으로 주행

DS7 크로스백 시승. [이창환 기자]
DS7 크로스백 시승. [이창환 기자]

[일요서울 | 이창환 기자] DS7 크로스백에 다가서면서 잠금장치를 해제시키자 좌우 헤드라이트가 위치한 곳에 보석처럼 빛나는 각각 3개의 LED 모듈이 빙그르르 회전하며 운전자를 맞이했다. 주변 여건에 따라 스스로 휘도 조절이 가능한 LED 모듈은 사파이어와도 같이 푸른빛과 보랏빛을 반짝였다. 고급스러움과 차별성을 내건 DS7의 매력을 차량에 오르기도 전에 확인했다. 

DS 오토모빌은 2015년 시트로엥으로부터 고급화 전략 브랜드로 분리·독립했다. 이름에 걸맞게 지난 1월에는 DS 오토모빌의 DS4가 제 37회 국제자동차페스티벌에서 ‘올해의 가장 아름다운 차’에 선정되기도 했다. DS7 크로스백은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의전용으로 이용하는 차량이기도 하다. 휠베이스를 조금 늘리고 안전 장비 등을 추가했으나, 그만큼 프랑스에서 고급 브랜드 대우를 받은 것은 분명하다. 

최근 글로벌 완성차업체들은 기존에 생산하던 모델 또는 동일 세그먼트로 구분되는 신차에 다운사이징(Downsizing)을 적용해 엔진 배기량을 낮추는 경향이 있다. 스텔란티스코리아가 국내 정식 수입 차량으로 판매하는 DS7 크로스백 역시 다운사이징 모델이다. 직렬 3기통 1.2리터  가솔린 터보 엔진을 올리고 자동 8단 변속기를 적용해 최고출력 130마력에 23.5kg.m의 최대토크를 보여준다. 

이는 푸조 3008 또는 5008 모델과 동일한 엔진 사양으로, 기존의 디젤 모델로 푸조나 DS7 모델을 접해본 이라면 한 번쯤 갸우뚱할 수도 있다. 거친 야생마처럼 디젤 엔진이 연료를 뿜어내며 차량을 끌어당기던 기존의 힘은 기대하기 힘들지만, 다운사이징의 목표대로 연료 효율성을 높이고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줄인 모델이라는 것이 DS 오토모빌의 설명이다. 

유럽에서의 탄소배출량 규제 기준이 까다로운 것도 다운사이징의 원인 가운데 하나일 수 있지만, 덕분에 국내에서는 차량 등록 시 세금이 줄어든 것도 이점이라 하겠다. 기존의 디젤 모델 대비 출력에 대한 지적도 일부 있으나, 터보차저의 적용으로 실제 주행에서 국산 중형 가솔린 SUV 모델 대비 체감 출력은 결코 뒤지지 않았다. 

성인 5명이 탑승한 채 고속도로와 도심 및 지선도로 등으로 주행하고, 교외의 오르막 도로를 달리기도 했으나 어려움 없이 주행할 수 있었다. 사륜구동이 적용되지 않은 도심형 SUV이기에 외곽으로 나갔다가 비포장 오르막길을 만나자 힘에 부친 듯했지만 눈짐작으로 10도 내외의 경사각을 둔 오르막을 거뜬히 올라서기도 했다. 

고속도로나 일반 간선도로에서 가속 시 출력은 충분했고, 시동을 걸면 유럽차 특유의 가벼운 가솔린 엔진 음이 들렸다. 주행 중 소음은 느끼지 못했고, 브레이크는 엔진이나 출력에 비해 넘치는 제동력을 갖추고 있었다. 음향 전문 기업인 포칼 일렉트라(Focal Electra) 오디오 시스템 적용으로 14개의 스피커와 서브우퍼가 주행 중 몰입감을 높이며 귀를 즐겁게 했다.

절대 잊지 못할 기억 가운데 하나는 엔진 시동 버튼을 찾는 것이었는데, 핸들 우측 뒤에 버튼이 있거나 운전석과 조수석 사이의 기어박스 주변에서 시동 버튼을 주로 찾았던 경험의 고정관념을 버려야 했다. 마치 비상등 버튼처럼 센터 모니터 바로 위 에어컨 송풍구 사이에 위치한 시동 버튼은 <Engine>이라고 당당히 적혀 있었음에도 한참 만에 찾을 수 있었다. 

핸들 그립은 불편함이 없었고, 회전이나 차선 변경 및 추월 시 시승자의 의도대로 부드럽게 따라왔다. 전방 하단으로 뻗은 보닛 덕에 시야 확보도 좋았고, 익숙하지 않은 계기판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이었으나 수치로 나타내는 현재 속력 정보는 편했다. 첨단운전자보조시스템(ADAS)은 준수한 정도였으며, 해당 정보가 계기판에 표시돼 주행 중 한 눈에 볼 수 있었다.

복수의 동승자들은 내부 디자인의 특이함과 가죽 소재 등에 가산점을 줬고, 육각형 그릴과 헤드라이트로 이어지는 전면 디자인 등 외관을 두고는 고급 브랜드의 공들인 흔적이 보인다는 의견을 냈다. 해질 무렵, 샹송을 들으면서 한강변을 달리면 프랑스 파리의 ‘센’강을 품은 듯한  기분에 빠질 수 있을지 궁금하다면, 프랑스 감성을 품은 DS7에 올라보길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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